‘4개(dogs) 이론으로 본 김만배-신학림 보도’ 이름 짓기
매스컴 학자들은 인간과 친한 개를 빗대어 권력 보도에 대한 언론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국가나 권력기관의 권력 남용을 견제하는 ‘감시견’(watchdog), 권위주의 국가 체제의 언론처럼 정치 경제 권력에 충성하는‘애완견’(lapdog), 소수 권력 과두 체제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견’(guard-dog), 그리고 언론 자체가 유사 권력기관인 ‘공격견’(attack dog) 등이다. 언론의 규범적 역할을 설명하는 이론은 감시견이고, 이와 상반된 상황을 설명하는 이론은 애완견이다. 감시견과 보호견의 차이는 언론이 누구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느냐다. 감시견은 사회 공공이익에 더 주안점을 두는 반면, 보호견은 소수 권력 과두체제의 이익을 위해 봉사한다. 공격견은 선거 보도에서 주로 활용되며, 언론이 뉴스 메이커가 되어 메시지를 통제하면서 상대 진영을 공격한다.
이 4개(dog) 이론으로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의 뉴스프레임을 개괄적으로 분류해 보겠다. 분석 기간은 첫 보도가 나온 지난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61일 동안이고, 분석 기사는 6개의 신문사 (조선, 중앙, 동아, 경향, 한겨레, 서울), 3개 방송사(KBS, MBC, SBS), 그리고 3개 통신사(연합, 뉴시스, 뉴스 1) 등 12개 언론사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다. 신문과 방송 기사는 한국 언론 재단이 제공하는 뉴스 포털 사이트(빅 카인즈)에서, 통신 기사들은 각 사의 홈페이지에서 ‘김만배-신학림’ 키워드로 검색했다.
동일사건, 그러나, 언론사별 다른 뉴스 프레임들
보도 형식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장 발생 보도가 다수를 차지한다는 점이었다. 정치권력과 수사 권력 그리고 언론이 관련된 쟁점인데도 분석 기사와 해설 기사가 거의 없었다. 많이 놀랐다. 보도의 전개 방식은 검찰이 시작했고, 정부 여당이 ‘대선 공작 가짜 뉴스’ 프레임과 논거를 제공하며 신문(<조선>,<중앙>,<서울>) 들과 통신사들이 프레임 전달 통로 역할을 했다. 방송들은 발생 사건을 중계방송하기보단 쟁점별로 분류 보도했다. 그래서 각 방송사의 기사 검색 건수가 신문과 통신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경향> 그리고 <한겨레>는 검찰과 여당 프레임을 전달하기보다 추가 취재를 통해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보원들은 ‘국회, 여당, 대통령실, 검찰, 관련자 발언, 여당 주최 규탄대회, 권력 기관장 발언 등이다. 하지만, 이들 정보원의 발언을 보도하고 전달하는 방식은 매체별로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차이점을 4마리 개 이론으로 분류한 다음, 각 언론사별로 이번 보도를 명명하는 방식을 살펴보자. <조선>·<동아>·<중앙> 그리고 <서울>은 ‘보호견’과 ‘애완견’으로 분류할 수 있다. 검찰과 정부 여당의 대선 여론 공작 뉴스 프레임에 동조화 보도를 했다. 특히,<조선>은 뉴스타파와 MBC 그리고 KBS에 대해서 ‘공격견’의 모습을 보였다. <한겨레>와 <경향>은 감시견의 보도 태도를 유지하려 했다. 보도 검색 건수는 <조선>(112) - <경향>(107) - <한겨레>(89) - <서울>(83) - <중앙>(71) - <동아>(47) 순이다.
‘허위인터뷰’? … ‘녹취파일’?
이번 사건을 지칭하는 단어들을 살펴보면, 조·중·동의 온도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조선>은 뉴스타파의‘김만배 허위 인터뷰’/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윤석열 커피 가짜뉴스/김만배 기획 신학림 실행 등이다. <중앙>은 ‘허위 인터뷰 의혹 뉴스타파’/윤석열 대통령 관련 허위 인터뷰/김만배씨 허위 인터뷰 의혹/ 대장동 사건 관련 허위 인터뷰 의혹 등이다. <동아>는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허위 인터뷰 대선 공작 의혹/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윤석열대통령에 대한 허위 인터뷰 등이다. <서울>은 ‘김만배·신학림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 뉴스타파 김만배 허위 인터뷰/대선 공작 인터뷰/대선 개입 허위 인터뷰 의혹 등이다. 4개의 친정부적인 애완견 보도 행태에서도 <동아>는 정부와의 거리두기 보도를 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신문은 <한겨레> 이름 짓기 보도다. 한겨레는 9월 중순이후 이번 사건을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로 명명하고 있다. 초기에는 ‘김만배-신학림 인터뷰’/뉴스타파의 ‘윤석열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사업 대출 수사 무마 의혹’ 기사/검사 윤석열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경향>도 유사하게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인터뷰’/뉴스타파의 김만배씨 녹취록 인용보도/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 등이다.
방송사들을 분류해 보면, 기사 검색 건수는 KBS (71) - MBC (58) - SBS (37) 순이었다. 4마리 개 이론을 검찰의 관점을 얼마나 보도에 담았느냐를 놓고 판단했을 때, KBS와 MBC는‘감시견’으로, SBS는‘감시견’과 ‘애완견’을 혼용해서 설명할 수 있겠다. KBS의 사건 명명은‘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 보도’/허위 인터뷰 의혹/김만배 씨 허위 인터뷰 의혹/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의 허위 인터뷰 의혹 등이다. 분석기사로 △윤석열 명예훼손 성립될까 … 허위·고의성이 쟁점, △김만배 배후세력 실체 있나?…특수·공안 검사 대거 투입 등을 보도하면서 서울중앙지검이 언론 보도와 관련해 특별수사팀을 꾸린 건 광우병 사태 당시인 2008년, MBC PD수첩을 수사할 때 이후 처음이란 분석도 함께 보도했다. MBC의 사건 명명은 ‘김만배 인터뷰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 압수수색’/ 윤석열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허위 인터뷰 의혹 압수수색/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윤석열 수사 무마 의혹 보도 뉴스타파·JTBC 압수수색 등이다. 분석 기사로 수사 쟁점 (△윤석열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 입증 여부, △ 김만배 보도 쟁점마다 평행성 배후 있다 vs 가능성 제로) 등이다. SBS의 사건 보도의 명명들은 허위 인터뷰 억대 수수 압수수색/허위 인터뷰 의혹/얽히고설킨 핵심 인물들…'허위 인터뷰' 검찰 판단, 왜 등이다. SBS 보도 패턴은 현장 발생 기사 보도에 추가 취재보다 더 비중을 뒀다.
신문 ‘애완견’ 집중, 방송 ’감시견’ 비중, 통신 ‘감시견’ 노력
마지막으로 통신사를 살펴보면, 기사 검색 건수에서 뉴스1(170) - 뉴시스 (166) - 연합뉴스 (164) 순으로 방송사와 신문사를 압도했다. 대부분의 기사들은 취재 현장 발생 기사였다. 발생 기사를 4마리 개 이론으로 분류하기는 애매하지만, 감시견으로 분류할 수 있다. 검찰과 권력이 주도하는 대선 여론조작 프레임 기사에‘의혹’이란 단어를 지속적으로 함께 사용했기 때문이다. 보수신문이 ‘의혹’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가장 눈에 띄는 기사는 뉴시스의 9월 16일 자 기사 ‘추가 취재했나 … '허위 보도' 혐의 기자 재판의 쟁점’을 꼽을 수 있겠다. 2019년 이후 대법원 판결문 15개를 임의 선정해 분석 보도했다. 판례별 특징을 분석하면서 법원 판단의 근거를 전망할 근거를 제시했다. 각 통신사별로 사건 명명 형태를 살펴보면, 뉴스 1은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논란/ 김만배 허위 인터뷰 의혹/ '허위 인터뷰 의혹'/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 등이다. 뉴시스는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尹 허위보도 의혹'/김만배·신학림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 등이다. 연합뉴스는 뉴스타파의 '신학림-김만배 허위 인터뷰' 의혹/뉴스타파 인용보도/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대장동 사건 관련 허위 보도 의혹 등이다.
매체별로 12개 언론사의‘김만배-신학림 녹취 파일 보도 이름 짓기를 분석해 보니, 검찰과 집권 여당의 이름 짓기 프레임에서 가장 거리두기를 한 매체는 <한겨레>로 감시견 입지를 견지했고, 유사하게 방송 3사도 감시견 입장을, 검찰과 권력 동조화 현상을 보인 <조선>과 <서울>은 애완견 입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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