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과 저널리즘을 지지하는 동지여러분!
혼돈과 격랑의 한반도에도 어김없이 새해가 밝았습니다. 오늘만큼은 새로운 희망을 얘기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눈 뜨면 불안한 시절이라, 현실의 고통을 다독일 내일의 희망은 어디에서도 찾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작년 한 해, 사는 것이 참 버겁고 힘들었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든 가장, 여성, 노인, 청년들이 부지기수였습니다. 특히 ‘노동’과 ‘언론’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한 해를 보냈습니다. ‘윤석열 검찰정권’, 그까짓 거 잠시잠깐 하루살이들의 분탕질에 불과하리라 자위했지만, 막상 당하고 보니 일각이 여삼추라는 말이 이렇게 절절히 다가올 줄 미처 몰랐습니다.
어느 정권이건 자본의 끄나풀이가 되어 노동조합을 공격하는 것이야 신물나게 겪었지만, 이 정권은 그런 정도를 훌쩍 뛰어 넘어 노동과 노동자에 대한 시민의 혐오를 부추기는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사실이 아닌 내용을 교묘히 짜깁기한 수구족벌 언론의 노동 혐오 기사를 증폭시키며 법정노동시간과 실업수당에 대한 공격까지 거침이 없었습니다.
언론, 특히 방송은 말 그대로 초토화 되었습니다. ‘바이든-날리면’으로 온 국민의 청력 테스트를 감행하더니 독립성이 생명인 공영방송 경영진을 마구잡이로 해임하고 보도전문 채널을 부도덕한 자본에 팔아넘겼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을 이유로 언론사와 기자들을 무시로 압수수색하고 가짜뉴스의 멍에를 씌워 언론의 비판적 기능을 원천 차단하려고 했습니다. 언론장악 전력자를 방송통신위원장에 앉혀 온갖 악행을 저지르게 한 뒤 탄핵직전에 줄행랑 놓게 하더니 그 후임으로 언론에 문외한인 특수부 검사출신을 위원장에 앉히는 만용을 부리고 있습니다.
노동인권과 저널리즘을 지지하는 동지여러분!
이처럼 윤석열 검찰정권은 가혹한 정치로 ‘노동’과 ‘언론’을 탄압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 끝이 멀지 않음을 직감하고 있습니다. 민의의 매서운 심판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습니다. 불의한 정권은 반드시 민중의 손에 끌어내려진다는 역사의 교훈을 우리는 곧 다시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그날을 고대하며 먼저 이 정권의 노동을 향한 무자비한 공격에 우리가 왜 더 강하게 저항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속절없이 무너지는 언론을 국민들은 왜 먼 산 불 보듯 했는지 그 이유와 원인을 돌아보고 자성해야겠습니다. 우리의 희망은 단지 검찰정권의 폭압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존중받는 노동, 신뢰받는 언론을 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새해의 희망을 가슴에 품고 우리는 <노동인권저널리즘센터>를 전진기지로 삼아 노동 혐오를 부추기는 기사들과 검찰정권의 반노동 정책을 정밀하게 해부하고 반격하겠습니다. 그 내용의 진실성은 물론이거니와 토씨 하나하나까지 그 적합성을 따지겠습니다. 관련된 자료와 데이터를 언론인들에게 제공해 기사와 정책의 이면에 숨어 있는 의도와 목표를 폭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부당한 공격에 대한 대응방안과 반격도 함께 강구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제 분야 전문가들과의 연대를 넓히고 의견과 지혜를 구하겠습니다.
폭압에 눌리고 생존에 내몰린 언론이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다시 저널리즘 운동을 펼치겠습니다. 건강한 언론사와 의로운 언론인들이 자본과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언론정책을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우리는 이를 ‘리저널리즘 Re-Journalism 운동’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새해의 희망과 계획을 얘기했지만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는 일입니다. 노동 혐오 기사와 반 노동 정책이 제어되지 않는 사회라면, 언론이 자본과 권력에 통제되어 신뢰받지 못하는 사회라면 우리가 꿈꾸는 정의롭고 공정하고 풍요로운 나라에 한 발짝도 다가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노동인권저널리즘센터>의 활동에 동지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내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2024년 1월 1일
노동인권저널리즘센터
(강성남, 김춘효, 이강택, 채수현, 최상재, 최창규, 탁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