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과 저널리즘을 지지하고 갈망하는 동지여러분!
윤석열 정권의 내란 시도로 인한 혼란과 무안제주항공 참사의 비극 속에서도 어김없이 새해는 밝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윤 정권의 붕괴가 멀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현실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혹자는 자폭, 셀프디스 등등의 단어로 표현하지만 윤석열 정권의 조기 붕괴는 민주화 이후 쉼 없이 성장해온 시민의식과 불의와 부조리에 저항을 멈추지 않은 시민, 노동자, 청년들이 흘린 피땀의 결과입니다. 노동을 혐오하는 정권, 언론을 탄압하는 정권은 반드시 망한다는 역사의 진리가 또 한 번 증명된 것입니다.
지난해 신년벽두에 우리는 <노동인권저널리즘센터>를 전진기지로 삼아 족벌 언론의 노동혐오 기사와 윤석열 검찰정권의 반노동 정책에 대한 반격을 선언했습니다. 폭압에 질식한 언론이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리저널리즘운동 Re-journalism Movement'을 펼치겠다고 밝혔습니다. 쉬운 일이 아닌 만큼, 소기의 성과를 이루었노라 자신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폭압에 짓눌린 노동인권과 언론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이에 매진했다고 자평합니다. 이제 지난 한 해의 활동을 바탕으로, 윤석열 정권 붕괴라는 새로운 변화를 대입해 우리의 계획을 다시 한 번 가다듬고 힘 있게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반드시 관철해야할 세 과제를 제안합니다.
첫째, 철저한 청산입니다.
해방 80주년을 맞는 오늘까지 친일논쟁이 계속되는 이유는 해방 후 친일파 청산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 정권처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이 끊임없이 나타나는 이유는 87 민주항쟁 후 군사쿠데타 세력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촛불혁명이 불과 5년 만에 사그라진 것은 뉴라이트, 정치검찰, 수구족벌언론을 청산하지 못하고 타협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정권 붕괴 후, 혼란의 수습과 갈등의 봉합과는 별개로 민주주의를 위협한 범죄자들에 대한 청산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언론 자유를 위협하고 방송 장악에 부역한 자들에게는 끝까지 책임을 묻고 합당한 처벌을 내려야 합니다. 적당한 처분과 어설픈 타협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비판하고 이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둘째, 적극적인 참여입니다.
우리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문재인 정부까지 세 번의 민주정부를 경험했습니다. 민주주의를 확립하기 위한 노동, 언론의 근본적인 제도개혁을 기대했지만 세 정부 모두 실패했습니다. 윤석열 정권 붕괴 후 다시 추진될 노동, 언론의 개혁을 또다시 몇몇 정치인들에게만 맡겨서는 안 됩니다. 개혁의 주체는 반드시 노동자, 언론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의 실패를 반복할 것입니다. 힘과 조직을 끌어 모아 제도 개혁에 참여할 수 있는 장치와 통로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이를 토대로 반드시 제도개혁을 이루어내야 합니다.
셋째, 견제와 감시입니다.
노동과 언론 개혁의 요체는 독립성과 자율성입니다. 윤석열 정권이 거침없이 언론장악을 추진한 배경 중에는 ‘너희도 과거에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는 그릇된 판단이 있었습니다. 민주당은 반민주 세력에게 조롱당한 과거를 성찰해야 합니다. 집권 후 다시 말을 바꾸어 언론에 대한 장악력을 지속하려 한다면, 언론 잔혹사는 반복될 것이고 이를 기화로 반 민주세력은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최근 민주당이 제시하는 방송법 개정안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국가기구화 시도를 보면 이런 우려가 기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기도 합니다. 무릇 노동인권과 언론 자유를 열망하는 우리는 역사를 거스르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 힘을 모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지해야 합니다.
노동인권과 저널리즘을 지지하고 갈망하는 동지여러분!
많은 것이 혼돈에 빠져 있는 듯이 보입니다. 한 줌도 안 되는 내란 동조세력들이 아직 만만치 않은 권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분노한 민심의 강물을 언제까지 막을 수는 없습니다.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 민심의 강물은 결국 바다에 이르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될 것입니다. 네 번째 출범할 민주정부에서 우리는 청산, 참여, 견제와 감시를 통해 노동인권과 언론 제도 개혁을 반드시 완수해야 합니다. <노동인권저널리즘센터>의 활동에 동지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내 행복이 찾아오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무안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참사의 조속한 수습으로 유가족들의 슬픔이 조금이나마 덜어지기를 기원합니다.
2025년 1월 1일
노동인권저널리즘센터